물러나자마자 석달 동안 미국, 캐나다 여행
한평생 어떤 그리움을 가슴에 담아 두고 살았다.
방랑시인 김삿갓처럼 바람 따라 구름 따라 정처없이 떠돌아 다니고 싶은
욕망이다. 바람같은 자유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한시도 떠나지 않은 것을
보면 내게 '방랑 끼'가 있는 것 같다.
내가 어디를 가게 되면 운전기사와 비서신부가 항상 제 시각에 데려다
준다. 혼자 비행기를 타더라도 도착지 공항에 어김없이 마중 객이 나와
있다. 사람들 시선과 관심이 때론 불편할 때가 있다.
교구 장 재직 시절에는 해방감을 맛보기 위해 가끔 혼자 외출을 하곤 했
다. 남방 차림으로 전철을 타고 수원에 있는 피정의 집에 가보고,전철과
버스를 갈아타고 경기도 일산에 있는 어느 수녀원에도 가 봤다. 부천 근
처에 있는 성바오로 피정의 집에 가려면 역곡 전철역에서 내려 마을버스
를 갈아 타야 하는데 한두 번 해 보니까 제법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
었다.
전철에서 사람들이 인사하면 나도 인사하고, 자꾸 쳐다보면 고개를 돌리
고, "혹시 추기경님 아니세요?" 라고 반색하는 사람이 있으면 "나도 그런
말을 자주 듣습니다" 라며 시치미를 떼는 척하고….
교구 장 직에서 물러난 뒤 가장 먼저 한 일은 해외여행이다. 3개월 동안
마음 편히 미국과 캐나다를 쏘다녔는데 로키산맥 근처와 밴쿠버에 가본
게 참 좋았다. 내가 서울에 있으면 새 교구장님께 행여나 불편을 끼칠까
봐 겸사겸사 떠난 장기여행이었다.
지금도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다.그러나 중이염 치료 때문에
일주일에 한 두 번 이비인후과에 가야 하는 데다 무릎 관절도 시원찮아
멀리 나갈 수도 없다. 한동안 재미를 붙였던 북한산 등반도 중단한 지가
꽤 된다. 요즘 특별히 아픈 곳은 없지만 병원에 가면 '퇴행성(退行性)'이
라는 진단을 주로 받는다. 나이 들어 신체 기능이 떨어지는 것을 어찌
막을 수 있겠는가.
운전면허증을 취득하겠다는 계획은 퇴임 전부터 공약(公約)처럼 얘기하
고 다녔다.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언제든지 차를 몰고 떠날 수 있다는
건 상상만 해도 신나는 일이다. 때마침 미국에서 75세 노인이 운전면허
증을 땄다는 소식이 내게 용기를 주었다.
실제로 기사한테 '출발' '정지' 요령을 배운 뒤 주교관 숙소 앞에서 신학
교 마당까지 차를 몇 번 몰아 보았다. 기사가 "운전에 소질이 있다"면서
점수도 후하게 줬다.운전학원에 등록해 정식으로 배울까 생각하던 차에
비서신부가 운전면허 시험문제집을 갖고 오더니 풀어 보라고 했다. 결과
는 낙제점수였다. 공부를 안하고 시험을 봤으니 오죽 했겠는가.
솔직히 이 나이에 운전학원에 나가 필기시험과 실기시험 준비한다는 게
쉬운 일이겠는가. 사법고시에 붙은 사람도 몇 번씩 떨어지는 어려운(?)
시험이라고 하는데.
면허증을 취득한다고 해도 운전을 하기에는 너무 늦은 나이다. 난 현기
증을 자주 느끼는 편이다. 운전 중에 현기증이 나서 사고를 내면 누굴
다치게 할 수도 있다. "면허증을 꼭 따라"는 격려성 전자우편을 많이
받았는데 이런저런 이유 때문에 면허증 취득 약속은 공약(空約)이
되어 버렸다.
사실 은퇴 직후에는 바쁘기도 바빴다. 교구장 직에서 물러나면 시간이
꽤 많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았다. 현직에서 물러났으니 이제 가진
것이라곤 시간 밖에 없다고 생각했는지 여기저기서 주례와 강연요청이
쇄도했다. 대부분 거절하기도 힘든 부탁이었다.
특히 예나 지금이나 젊은이들이 부르는 곳은 다른 요청에 우선해 가려고
노력한다. 이 늙은이가 미래사회의 주역들에게 참 삶의 의미를 조금이라
도 전해줄 수 있다면 그보다 더 보람된 봉사가 어디 있겠는가.
아직까지 청중 앞에서 내 생각을 피력할 수 있는 기력과 정신력이 남아
있는 것은 하느님께 참으로 감사해야 할 일이다. 일전에도 저녁에 강연
일정이 잡혀 있는데 전날 밤에 잠을 한숨도 못 잤다. 고질병 같은 불면
증 때문에 뜬눈으로 밤을 새는 경우가 더러 있다. 그래서 "이제와서
강연을 취소할 수 없으니 도와 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했다.
당일 낮에 잠깐 눈을 부친 뒤에 저녁에 가서 강연을 했는데 청중 반응이
참 좋았다. 강연 내용이 감동적이었다는 칭찬을 받고 맛있는 식사까지
얻어먹고 돌아왔다. 나의 하느님은 이처럼 사소한 것까지 보살펴 주신다.
그런데도 드러내고 자랑할만한 하느님 체험이 없다고 생각하니 난 아무
래도 하느님 은혜를 제대로 못 느끼는 사람인 것 같다.
교구내 본당이나 수녀원 같은 곳에서 미사 주례 요청이 오면 머뭇거리게
된다. 은퇴한 이상 가급적 교회 안팎의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이 교구와 교구장님을 돕는 길이다.
그런데 그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몸을 낮추려고 해도 사람들이 자꾸 불
러낸다.은퇴 후 언론 접촉을 피했는데 언론사에서 보내 온 인터뷰 요청
서가 쌓이고 쌓여 마지못해 합동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얼마 전에도 어
느 수녀 회에서 전 총원장 수녀 장례미사 주례를 부탁하길 래 "교구와
먼저 의논 했느냐"고 물어보았다.
모름지기 공동체에 지도자가 바뀌면 새 지도자를 중심으로 일치해야 한
다. 과거에 연연하면 발전할 수 없다. 교구장 직 이임 감사미사에서 세례
자 요한의 말을 빗대어 "그분(새 교구장)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고 말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은퇴 직후에 비하면 좀 뜸한 편이지만 요즘도 심심찮게 손님들이 찾아
온다. 일전에 충북 제천 배론 성지에서 우연히 한 중년 부인을 만났는데
그는"추기경님을 뵈려고 혜화동 주교관까지 찾아갔는데 못 만나고 그냥
돌아왔다"며 무척 반가워했다.그 부인은 내게 선물하려고 한복을 손수
지어 갖고 왔는데 수위실에서 약속없이 찾아온 방문객이라 제지한 것
같다. 그런 아름답고 고마운 마음을 제대로 못받아주는 것이 미안할
따름이다.
내가 혜화동으로 이사오니까 수위실 아저씨들과 신부들이 문 단속에 많
은 신경을 쓴다. 생면 부지의 사람이 예고 없이 밤늦게 내 방 앞까지 들
어와 놀란 일이 몇 번 있다. 한 사람은 전과자인데 도움을 청하러 서너
번 찾아온 모양이다.
그 이후로 내가 무슨 변을 당할까 봐 출입을 더 엄격히 통제하고 있는데
꼭 그럴 필요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낯선 방문객에 시달려도 좋으
니 사람들이 자유롭게 들락거릴 수 있도록 하자고 해도 내 말을 듣지
않는다.
<계 속>
[평화신문, 제736호(2003년 8월 10일),김원철 기자]
[편집 : 원 요아킴]
☆ 인생 십계명과 천국서 쓰는 7가지 말 ☆
01. 힘차게 일어나십시오
시작이 좋아야 끝도 좋습니다.
육상선수는 심판의 총소리에 모든 신경을 곤두세웁니다.
0.001초라도 빠르게 출발하기 위해서입니다.
1년에는 365번의 출발 기회가 있습니다.
빠르냐 늦느냐가 자신의 운명을 다르게 연출합니다.
시작은 빨라야 합니다.
아침에는 희망과 의욕으로 힘차게 일어나십시오.
02. 당당하게 걸으십시오
인생이란 성공을 향한 끊임없는 행진입니다.
목표를 향하여 당당하게 걸으십시오
당당하게 걷는 사람의 미래는 밝게 비쳐지지만,
비실거리며 걷는 사람의 앞날은 암담하기 마련입니다.
값진 삶을 살려면, 가슴을 펴고 당당하게 걸으십시오.
03. 오늘 일은 오늘로 끝내십시오.
성공해야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미루는 습관에서 벗어나십시오.
우리가 살고 있는 것은 오늘 하루뿐입니다.
내일은 내일 해가 뜬다 해도 그것은 내일의 해입니다.
내일은 내일의 문제가 우리를 기다린다.
미루지 마십시오. 미루는 것은 죽음에 이르는 병입니다.
04. 시간을 정해 놓고 책을 읽으십시오,
책 속에 길이 있습니다.
길이 없다고 헤매는 사람의 공통점은 책을 읽지 않는데 있습니다.
지혜가 가득한 책을 소화 시키십시오.
하루에 30분씩 독서 시간을 만들어 보십시오.
바쁜 사람이라 해도 30분 시간을 내는 것은 힘든 일이 아닙니다.
하루에 30분씩 독서 시간을 만들어 보십시오.
학교에서는 점수를 더 받기 위해 공부하지만,
사회에서는 살아 남기위해 책을 읽어야 합니다.
05. 웃는 훈련을 반복하십시오
최후에 웃는 자가 승리자입니다.
그렇다면 웃는 훈련을 쌓아야 합니다.
자신을 돋보이게 하는 지름길도 웃음입니다.
웃으면 복이 온다는 말은 그냥 생긴 말이 아닙니다.
웃다 보면 즐거워지고 즐거워지면 일이 술술 풀립니다.
사람은 웃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긍정적으로 바뀝니다.
웃고 웃자.그러면 웃을 일이 생겨납니다.
06. 말하는 법을 배우십시오
말이란 의사소통을 위해 하는 것만은 아닙니다.
자기가 자신에게 말을 할 수 있고,
절대자인 신과도 대화할 수 있습니다.
해야 할 말과 해서는 안될 말을 분간하는 방법을 깨우치십시오.
나의 입에서 나오는 대로 뱉는 것은 공해입니다.
상대방을 즐겁고 기쁘게 해주는 말.
힘이 생기도록 하는 말을 연습해보자.
그것이 말 잘하는 법입니다.
07. 하루 한가지씩 좋은 일을 하십시오
인생에는 연장전이 없습니다.
그러나 살아온 발자취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습니다.
하루에 크건 작건 좋은 일을 하십시오.
그것이 자신의 삶을 빛나게 할 뿐 아니라 사람답게 사는 일입니다.
좋은 일 하는 사람의 얼굴은 아름답게 빛납니다.
마음에 행복이 가득 차기 때문입니다.
08. 자신을 해방시키십시오
어떤 어려움이라도 마음을 열고 밀고 나가면 해결됩니다.
어렵다, 안 된다, 힘 든다고 하지 마십시오.
굳게 닫혀진 자신의 마음을 활짝 열어보십시오.
마음을 열면 행복이 들어옵니다.
자신의 마음을 열어 놓으면 너와 내가 아니라.
모두가 하나가 되어 기쁨 가득한 세상을 만들게 됩니다.
마음을 밝혀라. 그리고 자신을 해방시키십시오.
09. 사랑을 업그레이드 시키십시오
사랑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아무나 사랑을 합니다.
말이 사랑이지 진정한 사랑이라고 할 수는 없는 일입니다
처음에 뜨거웠던 사랑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차츰 퇴색됩니다.
그래서 자신의 사랑을
뜨거운 용광로처럼 업그레이드 시키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의 사랑을 불살라 버리십시오.
그리고 새로운 사랑으로 신장 개업하십시오.
10. 매일 매일 점검하십시오
생각하는 사람만이 살아 남습니다.
생각 없이 사는 것은 삶이 아니라 생존일 뿐입니다.
이제 자신을 점검해 보십시오.
인생의 흑자와 적자를 보살피지 않으면 내일을 기약 수가 없습니다.
저녁에 그냥 잠자리에 들지 마십시오.
자신의 하루를 점검한 다음 눈을 감으십시오.
나날이 향상하고 발전하십시오.
......†.........†..........†.........
☆ 천국에서 쓰는 7 가지 말 ☆
1. “미안해요”
2. “괜찮아요”
3. “좋아요”
4. “잘 했어요”
5. “훌륭해요”
6. “고마워요”
7. “사랑해요”
☆ 좋은 글 중에서.. ☆
|